혼자 먹는 점심이 편한 나이
항상 다니는 미용실이 홈플러스 안에 있어서 오랜만에 마음 먹고 머리 염색하고 커트하고 나니 딱 점심 시간. 아이 하교 시간은 다가오고.. 집에 가서 먹느냐 홈플러스 안에서 간단히 먹느냐 고민하다가. 그래 혼자 먹는 한 끼도 가끔 남이 해주는 음식을 먹자~ 싶어서 지하 식품 매장 옆 식당으로 향했다.
장 보러 와서 항상 지나다니긴 했지만 가 본 적은 없는 강남교자 칼국수. 프랜차이즈 같은데 다른 곳에서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홈플러스 중계점의 작은 푸드 코드 옆에 별도 식당으로 분리된 곳이라 자리도 쾌적할 것 같고, 평일 점심 한산해 보여서 칼국수 한 그릇 먹으러 식당으로 들어갔다.
최근에 메뉴를 추가했는지 추가 메뉴가 바깥에 붙어 있었다. 바깥 홍보 배너를 보면 꽤 유명한 식당 같기도 하고. 홈플러스 중계점에서 오래 유지되는 걸 보면 어느 정도 맛은 있겠지 싶었다. 내가 갔을 때 두 테이블 정도가 식사 중이었다.
평일 점심이라 한산한 모습. 홈플러스도 그리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라... 가끔 이용하는 동네 주민으로서는 쾌적한 환경이긴 하다. 편한 자리에 골라 앉아 메뉴를 살폈다.
요즘 안 오른 것이 없는데.. 역시나 여기 강남교자 칼국수도 대부분의 메뉴 가격이 오른 것 같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상황 같다. 생각보다 다양한 계절별 면 요리가 있었고 밥 메뉴, 설렁탕도 눈에 띄었다.
떡만둣국과 칼국수, 거기에 들깨 수제비까지..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선택은~~ 강남교자 칼국수!! 명동 근처 사무실로 출퇴근 하던 적에 가끔 직원들과 명동교자 칼국수에서 가서 행복한 한그릇을 뚝딱 먹고 오곤 했었는데 강남교자 칼국수 맛은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드디어 나온 강남교자 칼국수~ 비쥬얼은 명동에서 먹던 명동교자 칼국수와 비슷~ 역시 칼국수를 주문하길 잘했다 싶었다. 거기에 다진 마늘 듬뿍 ㅎㅎ 들어간 겉절이 김치까지!
얇은 피와 속이 든 만두가 들어 있는 교자 칼국수. 오랜만에 맛보려니 두근두근~ 그냥 칼국수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 가끔 생각나는 맛인데 ㅎ 혼자 와서 여유 있게 먹는 점심이 급 행복해졌다.
짭짤한 국물 맛에 씹히는 고기, 부들부들 얇고 부드러운 면도 맛이 좋았다. 예전엔 혼자 뭘 먹는게 어색하고 싫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 30이 넘고 나서부터? 아니면 아이를 낳고 나서? 혼자서 천천히 내 속도대로 맛을 음미하며 먹는게 참 좋아졌다. 매일 혼자 먹으면 또 이런 생각이 안 들겠지만 ㅎ 지금은 혼자 먹을 일이 거의 없어서 이런 시간들이 꽤 소중하게 느껴진다.
밥 먹여줘야 할 아이도 없고 내가 속도를 맞춰서 먹어야 할 사람도 없고 혼자서 천천히 앞접시에 덜어서 칼국수를 후루룩 먹다보니..
그 많던 칼국수 한그릇을 뚝딱 비워버렸다. 허허허허.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너무 말끔히 먹어서 뿌듯하면서도 민망. 그래도 음식은 버리지 않는게 최고니까. 배불리 잘 먹고 나와서 간단히 홈플러스 마트에서 장 보고 집으로 갔다.
오랜만에 강남교자 칼국수를 먹어서 그런가 맛있게 잘 먹었던 혼점! 다음에 미용실 가면 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