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아이로 키우기
내가 어려서 '인서울' 대학을 가려고 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문화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나는 고등학생 때 처음 홍대 앞 라이브 클럽에 가보았는데,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수도권 지역에 살았지만 서울 방문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인서울 대학을 들어가 자취 및 기숙사 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서울살이를 하며 원없이는 아니어도 내가 보고 싶은 공연 정도는 보며 살아가고 있다.
내 아이들도 다양한 공연을 접하며 그 기쁨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아이들에게 부리는 욕심 중 최대한 많은 걸 덜어내고 싶은데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욕심은 내려놓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어릴 적엔 누구를 위한 공연인가, 전시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부지런히 다니진 않았다. 첫째가 8살이 된 올해 여름 방학 부터 어쩌면 본격적으로 뮤지컬, 연극, 전시 등을 접하게 해주고 있다.
얼마전 인별그램에서 접한 넌버벌 어린이 공연 '정크, 클라운'. 아이가 좋아할 것 같았다. 넌버벌 공연의 경험도 흥미로울 것 같아 친한 친구네와 같이 예매~! 조기 예매로 무려 50% 할인! 1만원에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우리 첫째의 첫 친한 여자친구 ^^ 친구랑 같이 노원 어린이극장 방문~ 어린이극장도 처음 가보는 거라 나도 기대기대! 노원역 근처 KT건물 지하에 있는데 외부에서 어린이극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따로 있어서 더 편리했다.
어린이극장 답게 계단을 내려가니 다양한 캐릭터들이 아이들을 반겨주었다. 까투리와 로보카폴리 등 아이들이 어렸을 때 좋아한 캐릭터 친구들도 많았다.
이날 우리가 보러 간 넌버벌 코믹놀이극 '정크, 클라운'이다. 아이가 넌버벌 공연은 처음 접하는데 '코믹 놀이극'이라 재밌게 잘 보지 않을까 기대되었다. 나도 오랜만의 공연에 신났다. 이제는 뽀로로 로보카폴리 이런 뮤지컬 안봐도 되서 너무 좋다..
친구 엄마가 한 장 찍으라해서 아들과 한장 찰칵~! 정크, 클라운은 여러 도시를 돌며 공연하는거 같은데 노원 어린이극장은 10월 15일과 16일 토, 일 이틀 간 총 4회 공연을 했다. 우린 일요일 오전 11시 공연 예매!
공연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입장~ 어린이 전용 극장이라 좌석부터 달랐다. 폭신한 매트 타입으로 되어 있고 아이들이 보기 좋은 높이였다. 또 한 좌석 크기가 넓어서 쾌적하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아이들 높이에 맞췄다보니 같이 앉은 어른들이 너무 시야에 걸렸던 ㅎㅎ 적절히 잘 자리를 잡아야 좋을 것 같다.
앞자리 2개 예약한건 두 아이들에게 양보하고 나와 친구 엄마, 친구의 오빠는 뒷자리에서 관람~ 공연 시작 전 흔한남매 책 보며 이야기 중인 두 아이를 보고 있자니 엄마 미소가 절로 나왔다. 언제 커서 친구랑 앉아 공연을 보게 된건가 싶고~~ 기특할 따름이다.
공연 전 무대와 노원 어린이극장 객석 뷰~ 공연 중 촬영은 금지 되어 기다리면서 여기까지 찍고 촬영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총 4명의 배우가 나와서 '고물 놀이터'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고물로 놀이를 하는 공연인데 아이들도 깔깔 웃고 1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도 볼만했다. 어른들도 충분히 같이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 가족 다같이 보는 것도 추천~! 여름 방학 이후 오랜만의 문화 생활이었는데 가까운 곳에서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