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에르메스!
에르메스 립스틱이 나왔을 때 꽤 화제가 되었다. 립스틱, 루즈 이런 것에 크게 관심이 없던 나도 어떻게 생겼나 찾아볼 정도였으니. 아마도 나를 포함한 많은 중산층 서민들에게 '내가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에르메스'라는 생각으로 더 관심이 집중되었던 건 아닐까 싶다. 명품에 많이 관심이 있거나 하나라도 갖고 싶은게 소원인 사람은 아니지만 명품 브랜드의 스토리를 어쩌다 알게 되면 꽤 멋지다 그런 생각이 들긴 했다. 물론 가격을 보면 그런 생각도 싹- 잊게 되지만.
여하튼,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넘사벽 같은 에르메스는 립스틱이 나왔더라도 나의 것이 되리라는 생각은 못했다. 그러다 30의 후반.. 생일을 몇 일 앞두고 생일선물로 에르메르 립스틱을 받았다.
처음엔 그냥 립스틱인가보다고 열어보았는데. 에르메스네? 예전에 내가 궁금해서 찾아본 그 에르메스? 라며 오랜만에 생일선물 받고 신난 아이 처럼 포장을 뜯어보았다. 에르메스의 주황색이 중앙에 깔끔하게 보이는 패키지다.
겉박스 포장을 뜯으니 아주 작고 귀여운 에르메스 루즈 립스틱 주황색 박스가 나타났다. 손바닥 만한 박스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주황색 박스를 옆으로 밀어서 여니 립스틱 사이즈에 딱 맞는 주머니 안에 립스틱이 쏙~ 빼보니 에르메스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금장 마크가 ㅎㅎㅎ 립스틱 컬러는 21 로즈 예삐쎄였는데 과연 어떨지~ 로즈라는 것부터가 가을에 잘 어울릴 거 같았다. 선물해준 분이 이제 빨리 마스크 벗고 예쁜 립스틱 바르고 다니면 좋겠다~고 하면서 주셨는데 제발 그런 말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
에르메스 루즈 립스틱~ 21호 로즈 예삐쎄 컬러. 오호홍 가을에 아주 딱이다. 아직은 맘 편히 립스틱 바르고 마스크 벗고 다니진 못하지만 그래도 기분내고 싶은 날, 외출 약속이 있을 땐 이제 꼭 이걸 써야겠다. 테스트로 한 번 발라봤는데 너무 매트하지도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발색이 되더라.
화장품에 큰 돈 안 쓰는 사람인데 선물로 받으니 또 기분이 참 좋구나. 생일이 특별할 게 없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만 그래도 여전히 생일 선물로 기분 좋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나에게 그런 선물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그렇게 기분 좋게 생일 주간을 보내고 싶다.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에게 작지만 큰 행복을 주고 싶다면 에르메스 립스틱을 선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받아 보니 그러하다. ^^